아들맘, 화이팅!
가르치는 대로 살아라!- 완벽한 강의의 법칙을 읽고서
키가한뼘더
2018. 2. 12. 18:46
남자아이들만 가르치는 학원의 부원장을 맡으면서 다양한 상담과 강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초창기 나이차이가 나고 결혼도 하지 않은 내가 아이의 육아에 대해 상담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반복할수록 부모님들은 나의 배경보다 내가 아이에게서 무엇을 관찰하고 발견했는지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는 조금씩 상담에 대한 부담을 덜고 나만의 방식을 찾아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5년간 대략 1000여명이 넘는 상담과 크고 작은 강의를 해오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대본을 만들어 암기를 하다 중간에 잊어버려 당황했던 경험,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내용만 전달하기에 바빴던 경험,
청중의 공감대를 잘 캐치하지 못했던 경험 등 다양한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제 나름의 강의법을 찾아 다행이 부모님들에게서 “정말 좋았어요” “남편이 기대 이상으로 준비를 많이 하신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줄 치면서 보다보니 책이 너덜너덜 해졌습니다-_-;;
오늘 소개해 드리고 싶은 책인 <완벽한 강의의 법칙 : 김인희 저>에서는 이러한 강연자가 마주치는 시행착오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날의 실수들이 고스란히 떠올랐습니다^^;
몇가지 인상 깊었던 부분을 공유합니다.
ㅇ 모방은 배움의 근원이다. 하지만 남의 것을 훔쳐서는 안된다.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
-> 처음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작년에 <아들맘 육아 지침서 북 토크쇼>를 준비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책에 있는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또 외워서 전달하면 기억력의 한계 때문에 많은 것을 전달 할 수 없을텐데.. 등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 때 베스트셀러 <1천권의 독서법> 저자인 전안나 작가님께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분이 하신 말은 심플했습니다.
“용석씨, 저도 대본같은거 못 외워요. 그걸 어떻게 다 외워요. 대신 시각자료를 준비하면서 슬라이드 마다 내가 뭘 말해야 할지 정해놨죠.”
이 말을 듣는 순간 대본 암기에 대한 부담이 녹아내렸습니다. 그 즉시 그분의 말씀을 따라 모방해서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계속 연습하면서 조금씩 제 스타일에 맞춰서 준비했습니다. 어느 정도의 암기와 슬라이드를 통한 나만의 대본을 따로 준비한 것이죠. 이후에 발표는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모방이 있기에 우리는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도 부모님의 걸음, 말을 따라하면서 능력을 확장시켜 나갑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똑같이 따라한다면 로봇과 다름없겠죠. 이후에는 자신만의 개성을 덧입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ㅇ 설득의 기술이 필요하다 -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된 수사학을 참고하라!
->고대 그리스에는 수사학이라는 학문이 따로 있었습니다. 법원에서 배심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적인 대화법이 필요했습니다. 오늘 날에서는 사회생활을 하며 상대방과의 협상, 정치적인 이점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인 학문이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크게
라포(공감대) 형성 -> 감정에 호소 -> 논리와 이성(실제 내용)
이 순서대로 접근해야 한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강연자가 가르치려고만 하거나 수직적인 관계를 강요한다면 청중들은 부담을 갖기 마련입니다. 과거에 고등학교 조회 시간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됩니다. 원치않는 환경에서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누구도 소리내면 안되고 듣기만 해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제 기억에도 조회시간이 즐겁거나 기억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강연을 하면서 각 부분을 좀 더 보충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육아법을 강의하지만 한편으로는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가 없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어쩌면 공감대를 사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하지만 찾아보면 강력한 공감대가 있습니다.
그분들의 아들과 강사인 저는 같은 남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얼마나 에너지가 높고, 저 또한 어렸을 때 얼마나 난리법석이었는지 말씀을 드리면 웃으시곤 합니다. 이런식으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부분들을 하나씩 느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ㅇ 가르치는 대로 살아라!
사실 가장 중요하면서도 간과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만약에 긍정적인 삶을 살라고 외치는 강사가 정작 우울증을 앓고 있다거나 종교인이 도덕적인 부분을 어기고 산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그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강사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그 사람에게서 나오는 진전성입니다. 그 진정성은 그 사람의 삶에서 나옵니다. 유명한 강연이나 TED를 보면 대부분 자신이 말하는 것과 삶이 일치되어 있습니다. 인권운동가에게서는 그의 몸에 난 상처가 모든 수사적인 표현을 대신합니다.
저 또한 아이들을 대할 때, 상담하면서 어머님께 아들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씀드리면서 수업때의 모습을 생각합니다. 제가 말한대로 아이들을 대할 때 제 말에 진실성과 힘을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정말로 말을 안 듣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왜 부모님이 아이에게 소리지르며 화를 내는지 이해가 될 때가 많습니다. 이 때 그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규칙입니다. 선생님도 지켜야 하는 규칙입니다. 선생님도 규칙을 지킬 때 아이에게 규칙을 말할 수 있는 명분이 생깁니다.
물건을 제자리에 놓기! 라고 말하면 선생님도 제자리에 놓아야 합니다. 어른이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놓으면 아이들은 동기부여를 갖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먼저 제 자리에 놓고 글루건을 조심스럽게 사용한다면 아이들은 50%라도 따라하려 합니다.
이것이 책에서 말하는 가르치는 대로 살아라의 일부인 것 같습니다^^;
마무리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교실을 뒹굴고 서로 치고박고 싸웁니다.
그리고 어머님께 나름 이렇게 놀아야 하는 이유를 말씀드립니다.
아니, 나름이 아니라 반드시 이렇게 놀아야만 한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누가 보면 단지 시간을 때우는 것 아니냐, 왜 빨리 아이에게 미술을 가르치지 않느냐 닥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 노는 아이가 잘 자란다”
“에너지가 충분히 풀려야 선생님의 말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런 철학이 있습니다. 실제로도 이 방법으로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을 듣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 자신도 나름의 강연 철학을 하나씩 쌓아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