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Lego)와 AR의 만남, 어릴 적 상상속 영화를 직접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혼자서도 잘 놉니다.

왜냐면 상상속의 친구들이 현실의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없는 빈 공간을 메꾸어 주기 때문이지요.

어릴 적 부모님께서도 일하러 나가셨을 때 혼자 있다는 불안감 보다는 집 안의 모든 곳이 모험의 세계로 가득차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침대 아래는 비밀동굴로, 책장은 함부로 넘보지 못할 에베레스트 산과 같은 협곡으로, 형 책상 아래 형이 숨겨놓은 장난감들은 보물상자로 변신하는 순간입니다.

마치 아이들이 동네 오래된 아파트 지하실에 내려갈 때의 흥분감과 비슷합니다. 퀘퀘한 먼지 냄새, 경비 아저씨에게 들킬수도 있다는 긴장과 짜릿함, 컴컴한 지하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 공간, 우리는 빈 공간을 미지의 생물체가 가득한 곳으로 메꾸곤 했습니다.

디즈니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 빙봉이라는 친구가 나옵니다.

주인공의 어릴 적 상상의 친구, 언제나 함께 모험을 떠나고 용기를 주는 친구, 어른들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집안의 온 구석을 돌아다니며 주인공과 함께 하는 친구입니다.

수업을 할 때도 아이들은 어른들이 보기에 ‘허접해 보이는’작품을 만듭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얘기를 들어보면,

“저번주에 만들고 나서 일주일 내내 가지고 놀고 있다니까요”

“잘 때도 꼭 안고 자요. 저는 좀 버렸으면 좋겠는데 뭐가 좋아서인지 애지중지 해요”

라고 합니다.

왜냐면 허접해 보이는 칼이나 팽이, 비행기에 아이들은 자기만의 상상력을 덧붙이기 때문입니다.

흔히 어른들도 무언가에 확 꽃히면 주변에서 이런 말을 하죠.

“뭔가에 씌웠어”

이것을 오늘 날 기술적인 용어로 AR이라고 합니다.

AR은 Augmented Reality의 약자로서 우리나라 말로는 ‘증강현실’ 이라는 다소 낯선 말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현실의 풍경에서 컴퓨터의 힘을 빌려 무언가를 덧씌우기 때문에 생겨난 용어입니다. 

이러한 증강현실은 우리가 어릴 적 자주 했던 상상 덧입히기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이 상상 덧입히기를 하고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전쟁놀이, 좀비 놀이를 하는 동안 어른들의 영화보다 훨씬 실감나는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아이들이야 말로 첨단의 세계를 먼저 경험하는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최근 레고(Lego)사에서는 아이들의 이러한 상상력의 힘을 기술로 풀어내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Apple의 ARkit을 사용해서 실제 레고 환경에서 가상의 기차나 피규어, 용을 보여주면서 적극적으로 레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합니다.

https://youtu.be/fE_lLXi32KY

영상을 보면 경찰 피규어가 실제 사람처럼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말 어릴 적 이러면서 많이 놀았죠. 가상의 적이랑 싸우는 것!

실제로 CG용은 불을 뿜습니다. 

요즘도 아이들은 용의 울음소리를 내면서 놀겠죠?

가상의 열차가 지나다닙니다. 

실제로 보면 정말 멋질 것 같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라 아이폰이나 패드로만 봐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나중에는 안경의 형태로 이런 세상을 더 편리하게 볼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이런 세상 속에서 아이들은 오히려 상상력을 회사가 정해 놓은 CG안에서만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아이들의 상상력은 지금까지 완구 회사에서 내어 놓은 것과는 비교도 안되게 스케일이 크고 실감나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