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에너지 높고 개구장이 아이들과 수업하다 보면 스트레스 받을 때가 많습니다.

10초 전에 분명히 글루건을 상자에 놓아두라고 했는데도 곧바로 책상위에 그대로 두는 아이,

색칠하고 뚜껑을 열어둔 채로 놔두는 아이,

다른 친구 작품을 부수면 안된다고 하지만 결국 가지고 놀다가 부순 아이 등


아이들의 훈육은 끝이 없습니다.


그 중에서 유난히 규칙을 잘 안지키는 아이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 말라는 말이 그대로 왼쪽귀로 들어가서 오른쪽 귀로 나오는 현상을 직접 보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아이를 육아하는 어머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수업을 하는 90분 동안에도 몇번이나 스트레스를 받는데 하물며 아이의 어머니는 24시간 아이와 함께 하면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 잠시나마 마음의 고요함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도무지 규칙을 지키려 하지 않는 아이의 어머니와 상담을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수업때의 일들이 집에서도 자주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도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거나 혼을 낸다고 합니다. 이런 일이 워낙 자주 일어나 이미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럴 때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규칙을 안 지키는 아이에게 결말을 체험하게 하라


저 또한 초창기에는 아이들에게 훈계를 하거나 때로는 큰 소리로 혼을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겁을 먹거나 오히려 고집을 피우는 등 선생님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행동하곤 했습니다. 퇴근후에 아동 심리와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방법을 찾았습니다.


심리학자 아들러는 ‘부모는 아이가 결말을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숙제를 하지 않는 아이에게 계속 숙제를 하라고 해봤자 아이는 억지로 하거나 대충 하게 됩니다. 숙제의 본질을 모른채 서로 스트레스만 쌓입니다. 오히려 숙제를 안하면 어떻게 될까요? 학교에서 혼이 나는 결말을 체험할 것입니다. 부모님은 때로는 아이의 결말이 뻔히 보이지만 그저 놔둬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규칙을 안 지켰을 때의 불이익을 고스란히 경험해야 아이는 규칙을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업 때 글루건을 맨 손으로 집거나 그대로 책상에 놔두는 아이들에게 규칙을 정했습니다.


글루건 안전수칙을 안 지키면 20분간 사용 중지!


아이들에게 가장 큰 괴로움은 지루함입니다. 이 지루함을 역으로 이용하면 소리를 지르거나 체벌의 훈육보다 온화하지만 강력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때 절대로 선생님이 규칙을 철회하면 안됩니다. 아이가 울어도, 수업을 안한다고 교실을 나가도 그 시간 만큼은 절대로 글루건을 사용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결국 몇몇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본인도 많이 억울하다고 합니다^^; 분명 자신은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는데 그만 까먹었다고 하면서 선생님에게 눈물 반 콧물 반으로 항의하지만 절대 물러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조금씩 실수하긴 하지만 신기하게도 자신이 글루건을 잘못해서 책상위에 두려고 할 때 흠짓 놀라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와 선생님! 저 글루건 규칙 못 지킬 뻔 했는데 간신히 지켰어요!” 한 아이는 자신이 규칙을 지킨것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고 자랑합니다.


어머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굉장히 놀라면서 자신은 왜 안될까 고민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어머님께서 아이에게 휘둘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이는 계속 떼를 쓰거나, 울거나, 조르는 행위를 하면서 어머니의 규칙을 무너뜨리려고 합니다. 어머니의 입자에서는 주변 사람의 눈치(마트같은 곳에서 아이가 떼를 쓸 때)와 귀찮음 때문에 결국 규칙에 대한 결말을 깨뜨리고 맙니다.


규칙을 지켰을 때와 안지켰을 때의 결과가 똑같다면 아이는 굳이 규칙을 지킬 필요가 있을까요?


즉, 규칙의 결과물이 확연히 달라야 아이의 선택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당연히 아이는 과정이 괴로워도 결과가 좋은 쪽을 택할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편합니다. 

규칙을 지키면 ON, 안 지키면 OFF


그래서 수업때 아이가 아무리 울어도 안전에 대한 규칙만큼은 철저하게 지킵니다.

다행이 지금까지 수업하면서 이 점에 대해 대부분의 어머님께서 동의하시고 존중해 주셨습니다.

어머님들께도 항상 규칙 얘기를 하면서 절대로 물러서지 말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지금 어머님 또는 아버님들, 어떠신가요? 어느 순간 자신의 규칙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지는 않은가요? 지켰을 때의 결과와 안 지켰을 때의 결과가 흐리멍텅하게 비슷하다면 분명 아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것입ㅂ니다. 이 점을 명심하면서, 오늘도 아들맘 화이팅!

댓글